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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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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2학년)이가 문을 빼꼼히 열더니
"선생님!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한다.
"그래? 정말 멋지구나, 벌써 크리스마스가 온것같네"
"선생님도 요정 만들어 드릴까요?"
"정말? 참 예쁜데 만들어 주면 선생님 책갈피로 써야되겠다"
문을 닫고 가더니 보라색 색종이로 요정을 만들어 내민다
고맙단 인사를 하고 머리에 입을 맞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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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맡겨져 전학오면서 공부방에 다니게 된 아이다.
구체적으로 집안 사정을 얘기하지 않아도
이렇게 작은 농촌학교로 전학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 조부모에게 맡겨지는 아이들이다.
혜*이도 어떤 사정인지는 몰라도 아동이용 신청서에 '울 사랑스런 혜*이, 선생님께 믿고 맡깁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아빠가 적어서 보내주신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작은 시골 동네이다보니 이웃을 통해서 이야기들이 들리곤한다.

처음 공부방에 온 아이는 선생님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아빠가 공부방에 가라고 하니 와서는 집에 가고 싶단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하지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책도 읽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갔다.
이제는 공부방 문을 들어서며 큰소리로 인사도 한다.
선생님들과 눈도 마주치며 이야기도 곧잘 나눈다.
내가 처음 입맞춤을 해주었을때 깜짝 놀라 피하는 아이 모습에 마음도 아팠었다.
하지만 이제 혜*이는 우리 공부방의 한 구성원으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내 입맞춤에도 자연스럽게 웃는다.

아이들마다 공부방에 오게된 사연(?)이 저마다 다르다.
마음아픈 사연들도 많지만
아이들은 공부방 안에서는 모두 행복했음 좋겠다.
서로를 통해서 상처도 치유받고 희망도 가질 수있길 기원해본다.